2025년 8월, 세계 무역 질서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발언이 나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WTO(세계무역기구) 체제는 30년 만에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하며, 새로운 무역 질서 구상을 ‘트럼프 라운드(Trump Round)’라는 이름으로 제시한 것이다. 이 발언은 단순한 정치적 수사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으며, 앞으로의 국제 교역과 글로벌 경제 흐름을 바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1. WTO 체제 종료 선언의 배경
WTO는 1995년 출범 이후 자유무역과 다자주의를 기반으로 세계 교역 질서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불균형, 신흥국 보조금 문제, 지식재산권 분쟁 등이 심화되면서 제도적 한계가 노출됐다.
특히, 미국은 WTO 분쟁해결기구의 기능 마비를 이유로 불만을 표해왔고,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부터 다자간 무역보다는 양자 협상 중심의 보호무역 정책을 선호했다. 이번 ‘WTO 체제 종료’ 발언은 이러한 기조가 재등장했음을 의미한다.
2. ‘트럼프 라운드’란 무엇인가?
‘트럼프 라운드’는 기존의 다자간 협정 대신 미국 중심의 양자·소다자 무역 협상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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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WTO 규칙 무력화: 모든 국가가 동일한 규칙을 적용받는 대신, 미국과 개별 협정을 맺어 시장 접근 조건과 관세를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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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협상 강화: 자국 제조업과 첨단 산업 보호를 위해 관세를 적극적으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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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안보 연계 무역: 반도체, AI, 배터리 등 전략 산업을 국가 안보와 연계해 무역 규제를 강화.
이는 1986~1994년 진행된 ‘우루과이 라운드’ 이후 처음으로, 새로운 ‘라운드’라는 표현을 쓰며 국제 무역 질서 재편을 공식화한 것이다.
3. 국제사회의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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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미국이 WTO 체제를 떠나면 글로벌 무역 규칙의 공백이 커질 것이라 우려. EU는 다자주의 복원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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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아시아·아프리카 신흥국과의 무역 동맹을 강화하겠다고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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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일부는 미국 시장 접근 확대를 기회로 보지만, 협상력 부족으로 불리한 조건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 우려.
4.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
한국은 세계 10위권 무역국으로, WTO 체제 안정성 덕분에 교역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트럼프 라운드’가 본격화되면 한국은 미국과 개별 협상을 진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반도체·전기차·배터리 등 전략 산업에 대한 미국의 요구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WTO 규칙이 약화되면 중국·유럽 등 다른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분쟁 가능성도 높아진다. 한국 정부와 기업은 다변화 전략과 FTA 재협상 대비가 필수다.
5. 향후 전망과 투자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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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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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안보 중심의 공급망 분할이 심화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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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관세 변동성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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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 협상별 관세율 차이로 환율 시장의 불안정성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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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산업 투자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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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핵심 산업 경쟁력 강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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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측면에서는 미국 내 생산거점 확대 기업, FTA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산업, 그리고 비달러권 교역 확대 전략을 갖춘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WTO 체제 종료와 ‘트럼프 라운드’ 선언은 단순한 무역 정책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한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국들은 새로운 규칙 속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향후 몇 달간 미국의 후속 조치와 각국의 대응 전략이 글로벌 시장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